<앵커> 대구 동구에 위치한 아양교에선
최근 3년간 32건의 투신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사망자는 16명에 달하는데요.
원인은 뭔지, 대책은 없는지 알아봤습니다.
현장출동 권수경 기자입니다.
지난달 20일, 아양교에서 60대 남성이 다리 아래로 뛰어내렸습니다.
<반투명CG>
이 아양교에선 최근 3년간 32건의 투신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그중 숨진 사람은 16명에 이릅니다./
며칠 전 모녀가 투신을 기도했던 울산대교의 경우, 2015년 6월 개통한 이후 투신 시도로 14명이 사망했습니다.
'투신대교'라는 오명까지 붙은 울산대교보다, 아양교에서 더 짧은 기간에 더 많은 사람이 숨졌습니다.
s/u
이 아양교 아래엔 금호강이 흐르고 있고요. 다리 바닥에서부터 이 수면까지, 교량 높이는 10m입니다. 투신 시도자들은 다리 양쪽에 설치된 인도에서 난간을 이용해서 투신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대구시 동구는 뒤늦게 대책 마련에 나섰습니다.
한 달에 한 번꼴로 투신 시도가 이어지자, 지난해 12월 '자살방지 시스템'을 설치했습니다.
다리 양쪽 진입로에서 CCTV로 움직임을 감시합니다.
난간엔 적외선 감지기를, 가로등엔 방송용 스피커도 설치했습니다.
s/u
이렇게 누군가 투신을 시도하려고 난간을 짚으면, 뒤로 물러나라는 경고 방송이 나갑니다. 이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CCTV 관제센터에 경보음을 울리게 되고 관제요원이 119 신고를 부르는 그런 시스템입니다./
하지만 시스템을 설치해도 투신 사건을 막을 순 없었습니다.
지난 1월엔 30대 여성이, 4월엔 60대 남성이 뛰어내렸습니다.
신고를 받은 구조대가 출동했을 땐, 이미 뛰어내린 후라는 겁니다.
난간을 높이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강호진/ 대구 동구 통합관제센터 담당]
"실제로 자살을 목적을 두고 투신하는 부분에 대해선 저희들이 물리적으로 막을 순 없습니다. 원천적인 차단 시설물이 필요한 건 맞습니다."
아양교의 난간이 기준보다 낮은 건 아닙니다.
도로 안전시설 설치·관리 지침에 따라 최소 규격 1.1m를 지키고 있습니다.
이 난간 외에 별도로 필요하다는 이야기입니다.
서울에서 자살 시도율 1위라는 오명을 쓰고 있는 마포대교.
지난 2016년, 기존 난간 위에 1m 높이의 자살방지 난간을 설치했습니다.
그랬더니 투신 시도가 약 2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아양교는 왜 이때껏 설치를 하지 않고 있는 걸까?
교량에 붙어 있는 관리기관으로 전화해봤습니다.
[대구시설안전관리사업소 관계자 (음성변조)]
"만약에 펜스를 더 높이고 시설을 하려면 필요한 부서, 동구청 복지과든 건설과든 어느 부서에서 할지 모르겠지만, 설치한 시설물은 별도로 그 부서에서 관리를 해야 합니다."
소관 부서가 아니라는 엉뚱한 대답이 돌아왔습니다.
동구도 마찬가지.
대구시에 이제껏 떠넘기다 사건이 계속되자 방법을 찾고 있습니다.
우선 시를 통해 정부에 특별교부세를 신청했습니다.
자살방지난간과 경관 조명을 설치해 투신을 막겠다는 겁니다.
[이인섭/ 대구 동구 도로보수 총괄 담당]
"대구시에서 4월 15일 행정안전부로 재난안전 특별교부세를 신청했습니다. 세부 내역은 아양교 추락 안전 난간대가 3억 원되고 경관 조명이 3억 원 정도 합해서 6억 원 정도로 예상됩니다."
준공연도가 1983년으로, 지은 지 40년 가까이 된 아양교.
자살방지난간의 하중을 아양교가 견딜 수 있냐 물었더니,
그건 특별교부세를 확보한 뒤 구조적 계산을 해보겠다는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s/u
사실상 자살방지난간을 설치할 수 있을지 아직 알 수 없다는 겁니다.
해마다 줄지 않는 아양교 투신 시도. 특단의 대책이 필요할 때입니다.
현장출동 권수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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